거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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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정부에 주민주권은 없나?
광역지자체 통합 찬성론자가 이번 통합에 반대하는 이유 민주당의 허니문 선거로써 무난하게, 그러나 중앙당이 짠 장기판에 따라 출마할 중앙 유력 정치인들의 소식으로 시끄러울 줄 알았던 이번 지방선거. 그냥저냥 흘러갈 것 같던 선거가 모처럼 지방에서 불거진 논쟁으로 시끄럽다. 지방 소멸에 맞서 메가시티를 구축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여러 지방에서 간헐적으로 나오던 광역자치단체 통합론이 전국적인 의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돌연 대전-충남 통합을 지지한다는 말과 함께, 통합한 지역에 4년 20조 원을 지원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공언과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뽑자는 제안을 내놓은 지 두 달 지난 지금,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 여러 지역에..
2026.02.17 16:00 -
일제가 졌다, 석양과 함께
[잊힌 공간에도 볕 들 날 있다] ① 독립기념관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개관 당시에는 동양 최대 규모였던 건물, 해방 이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국군 서울 탈환이라는 역사의 한 장면을 함께 했던 건물. 식민 통치, 해방, 분단, 전쟁, 항쟁 등 온갖 사건으로 굴곡진 근대사 속에서 무너지지 않고 자리를 지켰던 건물. 그래서 굳건히 그 자리를 버틸 줄만 알았던 조선총독부 청사. 하지만 지금 건물은 그 자리에 없고, 독립기념관에 잔해만 남았을 뿐이다. 일제에는 전리품이요 조선 사람에게는 치욕이었던 것이 바로 조선총독부 청사다. 조선총독부는 청사를 지으면서 엘리베이터와 철근 콘크리트 공법 등 당시로서는 최신 건설 기술을 적용했고, 우뚝 솟은 첨탑과 청동 돔, 호화로운 장식품들로 안팎을 꾸며 자기들의 힘을 과..
2026.01.04 15:00 -
농어촌은 농어촌대로, 도시는 도시대로, 지방의회 선거구가 아쉽다
[9회 지방선거 쪽글] ① 발단: 헌법재판소 결정탄핵 심판 이후에도 분주했지만 사람들 주목에 벗어나 조용히 돌아가던 헌법재판소에서 오랜만에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올 결정을 내놓았다. 지난 10월, 헌재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만들어진 전라북도의회(현재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선거구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결정이 내려지게 된 결정적 사유는 인구편차 상하 50% 기준 위반. 당시 장수군 선거구 인구수는 21,756명으로 전북도의회 선거구 평균 인구수 49,765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헌법재판관 전원은 이런 선거구 획정이 선거에서 모든 사람의 한 표가 동등한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표의 등가성 원칙을 훼손한다고 봤고, 헌재는 국회가 올해 2월 19일까지 선거구를 개정하지 않으면 선거구 전체가 ..
2026.01.01 17:07 -
내 거리 일지
원래 거리는 목적지 있는 흐름으로 가득하지만, 지난 120여 일 동안만큼은 돌덩이 같은 분노들이 거리를 가로 막았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광명정대하게 세상을 비출 응원봉과 하나 된 목소리를 꺼내들었고, 그에 힘입어 발휘된 강력한 주문은 잡음을 물리쳤다. 이겼다는 기쁨도 잠시, 일상을 살다 보면 혼란스러웠던 시간은 흐려지고, 어느샌가 우리는 또 다른 혼란과 싸움을 마주해야 할지 모른다. 그때를 잊지 않으려 나는 일지를 남긴다. 12월 7일계엄령이 떨어지고 나서 열린 첫 주말 집회. 전국에 유명하다는 거리는 분노가 이끈 발걸음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천안에서 경부선 터미널 가는 시외버스는 2~3분 간격으로 배차했는데도 금방 매진됐고, 고속터미널역에는 10년 넘게 이용하면서 보지 못한 긴 줄이 생겼다. 그래서..
2025.04.11 15:26
사사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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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완료형, TK와 PK
지도에 없고, 도로표지판은 가리키지 않고, 내비게이션에 찍어도 길을 알려주지 않는 그것. 그러나 선거철만 되면 언론 기사와 정치인 입에 오르내리고, 나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은 어디를 지칭하는 것인지 알고 있는 그것. TK와 PK. 나는 이 자연스러움이 왜인지 퍽 이상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다른 지역을 수도권, 충청권, 호남처럼 친숙한 단어로 부르고서는 왜 이곳만 동떨어진 글자로 쓴 단어를 자연스레 받아들였을까? TK와 PK가 공유하는 뒷글자가 가리키는 곳은 경상도. 전통적으로 두 지역은 하나의 지방으로 묶여 있지만, 두 지역은 미묘하게 다르다. 거대한 중공업 중심 산업 벨트 남동임해공업지역과 국내 최대 무역항 부산항이 있어 상대적으로 산업화의 수혜를 더 입은 경남 지방과 달리, 전국에서 가장 낙후..
2025.10.09 10:00 -
취준 때문에 더욱 더웠던 올여름 이야기
계곡, 바다, 워터파크, 풀빌라... 여름철에 어느 곳이 피서지로 적절한지 싸울 때, 사람들에게 내게 묻는다면 나는 사무실을 꼽겠다. 에어컨 바람으로 항상 시원한 사무실 놓고 물놀이하러 온 사람들로 바글바글해서 정신없는 그런 곳을 왜 가느냐 이 말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올여름에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다. 피서는커녕 안 그래도 손꼽히게 무더운 날씨에 취업 준비까지 하려니 여름나기가 참 버거웠다. 날씨로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시기상으로는 끝난 여름은 보내고, 구질구질하고 끈적끈적하게 올여름을 보낸 나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보려 한다. 행정학 받고 행정법에 헌법까지!올해부터 공기업 취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그에 대비한 공부가 필요했다. 서류 전형에 필요한 스펙은 어느 정도 갖췄으니 다음 단..
2025.09.01 08:37 -
AV라는 가상이 만들어 낸 AV가 농담거리가 된 현실
AV 배우가 다른 여성에게 AV에 데뷔하라는 말을 했을 때 시청자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것도 성기가 노출되는 성인물의 제작과 유통이 금지된, 그 국가의 규제를 받는 구독자 170만 명을 자랑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옆 사람들이 제지는커녕 그 말을 강조한 것까지, 제작진들이 편집 없이 내보냈다면 말이다. 나는 정신이 번쩍 들면서 선을 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오이 소라를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고 팬 사인회를 연다고 tvN(당시는 신생 채널로서 시청자를 끌어들이고자 온갖 이상하거나 특이한 기획을 내놓았다.)이 나서자 그것 자체로 큰 논란이 된 기억도 떠올리니 지금 이렇게 AV 배우가 한국 콘텐츠에서 큰 논란 없이 게스트로 나오는 모습은 참으로 기묘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 일 이전부터 ..
2024.07.16 17:52 -
그럼에도 희망은 정당 정치에 있다
『책임 정당: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를 읽고 글쓴이 프랜시스 매컬 로젠블루스, 이언 샤피로 | 옮긴이 노시내 | 출판사 후마니타스 2022. 09. 19. 초판 발행 | 364쪽 요즘만큼 세계 정치에서 기성 정당이 신뢰받지 못하는 때도 없다. 대중영합주의에 기승한 극우 정당이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받고, 소수자 혐오와 자국중심주의를 무기로 집권한 권위주의적 통치자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근대 민주주의의 주요 원리를 무너뜨리는데 주저함이 없다. 전세계적으로 넘실대는 극우화, 권위주의적 통치자 열풍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책임 정당: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라는 책은 ‘약해진 정당’이 문제라고 진단한다. 책에서 가장 길게 언급되는 사례는 세계 경찰이자 민주주의 선진국이라 ..
2024.03.19 11:53